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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탐구] 선진국의 요양산업은 어떨까? 미국과 일본의 요양산업 현황을 엿보다 - 요양산업 3부

2019-01-20

지난 칼럼에서 국내 요양산업의 현황과 시장성, 재가 방문요양센터의 창업 과정을 통한 마케팅 전략을 각각 살펴봤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해외 선진국인 미국과 일본의 요양산업 현황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최근 해외 선진국에서는 시니어에 대한 돌봄 서비스가 요양원 같은 ‘시설’에서 ‘주거’ 개념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나이가 들어 돌봄이 필요할 때 시설에 가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거주지에서 노후를 보내는 것을 보장해 주는 등 시니어의 주거 형태가 지금보다 다양해지고 있는 건데요.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이 가구주인 고령 가구는 전체의 20.5%에 이릅니다. 이 비율은 매년 증가해 2045년엔 47.7%에 이를 전망인데요. 우리나라도 이에 발맞춰 기존의 정형화된 실버타운이나 요양원에서 한 발 나아가 베이비붐 세대 시니어를 위한 새로운 주거 형태를 고민할 때입니다. 우리나라보다 고령화를 먼저 경험한 선진국은 어떨까요? 해외 선진국에서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시니어 주거 비즈니스 사례들을 소개합니다.

미국의 노인보조주거(Assisted Living) - 노인과 요양보조사가 내 집에 함께 산다

노인보조주거(Assisted Living)는 건강한 시니어가 사는 주택과 요양원과의 중간단계에 있는 주거 형태로 1981년 미국의 브라운 윌슨 박사에 의해 만들어졌습니다. 요양원에 들어가기를 꺼리는 윌슨 박사의 어머니를 위해 시니어가 원하는 주거 형태를 알아보고 어머니를 위한 더 좋은 대안을 구상했는데, 그것이 미국 최초의 ‘노인 생활보조 주거’가 되었습니다.

노인 생활보조 주거는 일상생활에 약간의 도움이 필요한 노인을 위해 약 복용, 목욕, 옷 입기, 식사 제공 등의 추가적인 도움을 제공하는 것으로, 노인들의 독립성을 보장해주면서 최대한 요양원이 아닌 지역 내 거주가 가능한 공간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입니다. 독립적인 생활이 힘들어 식사나 약물복용 등의 서비스가 필요한 노인들이 거주하는 주택 형태인데요. 대중교통 수단이 제공되며 대부분 24시간 직원이 근무합니다. 또한 정식 간호사가 상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2017년 현재 미국에는 약 3만 개의 노인 돌봄 주거가 있으며 약 120만 명의 시니어가 거주하고 있습니다. 미국 내 가장 큰 규모의 노인 생활보조 주거 사업을 하는 업체는 브르크데일 시니어리빙인데요. 총 654개의 기관을 운영하며 약 6만 명의 시니어를 대상으로 시니어 주거 비즈니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연속돌봄은퇴주거(Continuing care retirement communities, CCRCs) - 노인들을 위한 전문 주거복합단지 

이곳은 건강한 시니어가 거주하는 독립 주거시설, 약간의 돌봄이 필요한 시니어가 거주하는 노인 생활보조 주거, 혼자 생활이 불가능해 전적인 돌봄이 필요한 요양원을 포함하고 있는 커다란 전문 주거복합단지입니다. 노인이 건강이 나빠져도 다른 곳으로 옮기지 않고 건강상태에 따라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단계별로 마련된 거주지로 옮기기 때문에 여전히 기존의 거주지역 내 친구, 이웃과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서비스 유형을 변경할 수 있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2018년 현재 총 1,955개의 연속돌봄 은퇴 주거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에덴 얼터너티브(Eden Alternative)’ 프로그램 - 동물과 식물, 어린아이가 함께하는 요양원

빌 토마스(Bill Thomas)라는 젊은 의사는 1991년 미국 뉴욕주 소도시 뉴 베를린에 위치한 ‘체이스 메모리얼 요양원(Chase Memorial Nursing Home)’에 새로 부임했는데요. 요양원은 말 그대로 외롭고, 무료하고, 무력한 곳이었습니다. 그는 요양원에 활력을 불어넣을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요양원에 생명체인 동물, 식물을 들여놓고 어린이들이 방문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빌은 주 의회를 설득해 작은 개 2마리, 고양이 4마리, 잉꼬 새 100마리를 요양원에 들여놓는 실험적 허가를 받았습니다. 방에도 식물을 놓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마당에는 잔디밭 대신 채소밭과 꽃밭 정원을 만들었고, 직원들의 자녀인 아이들이 학교가 끝난 이후 요양원에 와서 부모님도 만나고 요양원의 어르신들도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방과 후 교실을 열었습니다. 호응이 좋아지자 요양원 안에 탁아시설도 만들고, 지역주민의 가족과 친구들이 요양원 정원에서 뛰어놀도록 개방했습니다.

그러자 요양원의 어르신들 사이에 크고 작은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마냥 무기력하게 앉아만 있던 어르신들이 스스로 직접 식물에 물을 주고, 새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강아지와 산책하러 나가거나 새에게 먹이를 주기 시작했습니다. 효과도 바로 나타났습니다. 고령층의 복용 처방 약이 지역 내 다른 요양원에 비해 절반으로 줄었고, 약품 구매 비용도 30%, 사망률도 15% 감소하는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빌 토마슨은 이 요양원에 적용한 프로그램 이름인 '에덴 얼터너티브(Eden Alternative)'를 비영리단체로 만들어 미국을 비롯한 15개국 요양원에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일본의 아오이케어(AOI care)- 치매 환자들을 위한 세대통합형 요양 마을

우리보다 먼저 저출산과 고령화를 경험하고 있는 일본의 경우는 어떨까요? 최근 어느 연구에 따르면 노인은 자녀·손자와의 접촉이 부족할수록 외로움과 우울증을 경험하고, 반면 세대 간 접촉이 증가할수록 행복감이 증가한다고 합니다. 일본의 어느 요양원은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해 자녀·손자와의 접촉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노인들의 외로움과 우울증을 동시에 해결하고 있습니다. 바로 도쿄에서 남쪽으로 50km 떨어진 후지사와에 있는 ‘아오이케어(AOI care)’입니다.

창업자 타다스케 카토는 원래 중환자 노인시설에서 일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외부와 접촉하지 않고 요양원에 갇혀 있는 요양원 현실에 충격을 받아 퇴사하고, 2001년 25세의 나이에 자신이 구상한 새로운 형식의 세대통합형 요양원 아오이 케어를 설립했습니다.

아오이케어는 둘로 나뉘어 있는데요. 한쪽은 치매로 인해 돌봄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거주하는 ‘치매 고령자 그룹 홈(치매 대응형 공동생활 개호 서비스)’이고, 다른 쪽은 거주하는 고령층이 방문하거나 원하는 경우 짧은 기간 거주할 수 있는 ‘개방 공간’입니다. ‘아오이 케어’는 마을 한가운데 아주 특별한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는데요. 이곳은 담장이 없으며 모든 시설이 치매 노인의 일상을 지원하는 구조로 되어 있고, 시설 한가운데에는 지역 주민들과 어울릴 수 있는 다기능 시설을 만들었습니다.

일본식 가옥의 건물에는 중증 치매 환자들이 모여 살고 있는데요. 이곳에서는 치매 환자들이 병상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칼을 다루거나 불을 쓰는 요리를 하는 등 일반인과 똑같이 생활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단순히 환자와 간병인의 관계가 아니라, 어르신들의 눈높이에 맞춘 케어 직원이 수발이 아닌 지원을 하며 본인이 할 수 있는 일들은 절대 도와주지 않습니다.

마을의 공동공간인 ‘데이케어 센터’ 는 이 마을의 바쁜 부모들이 자신의 아이들을 이곳에 잠시 두고 자리를 비우기도 합니다. 치매 환자에게 자신의 아이를 맡겨 아이와 치매 환자가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든 겁니다. 이곳에서는 지역주민이 아이들과 함께 차를 마시거나 아이와 함께 놀 수도 있습니다. 아오이 케어의 노인들은 데이케어 센터에서 자신이 쉽게 만날 수 있는 이웃이나 가족과 자신의 일상 활동을 자유롭게 계획할 수 있습니다.

아이와 노인이 함께 차를 마시거나 캐치볼을 하며 놀이를 하고요, 아이들은 또 노인들과 함께 만든 차 같은 제품을 판매하기도 합니다. 이런 세대 간 협업을 통해 어린이들은 노인과 상호 작용하는 법을 배우는데요. 노인들은 요양원 시설 노인이 아닌 지역주민으로 당당히 살아가는 겁니다. 아오이 케어는 기존 요양원이 지역사회와 고립됐던 단점을 극복하고, 지역사회와 물리적 접촉을 하고 함께 생활할 수 있게 함으로써 ‘제2의 가정’으로 변화하는 데 성공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보다 고령화를 먼저 경험한 선진국들이 만들어낸 혁신적인 요양원들을 살펴봤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던 기존의 요양 시설과는 사뭇 다른데요. 노인요양기관에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적용해 기존의 전통적인 모습에서 탈피해가는 사례를 보니 시니어 비즈니스가 단순 이익 창출 산업이 아닌 고령층의 삶의 질을 높이는 '따뜻한 산업'임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요양산업 시장은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블루오션임을 재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요양산업을 준비하는 예비 사업자분들의 성공적인 사업 영위를 응원합니다.

글 / 김은섭 경제 경영 칼럼리스트